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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우리가 만들면 기준이 된다” 질식소화포 전문기업, (주)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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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 정부 인증 성과로 이어져

최대 1650℃에서 견디며 30회 반복 사용 가능 ‘파이어싹’

박철현 대표 “전기차 화재 완전 연소 가능 제품 개발이 목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리튬이온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엔진이 아닌 전기모터를 이용해 구동하는 방식이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소방 분야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화재에 대한 우려다. 전기차 화재는 대부분 리튬이온배터리의 열폭주로 시작된다. 사고로 인한 충격이나 과충전 시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진압 방식으로는 화재를 잡기 어렵다.


질식소화포는 전기차 화재대응 장비로 가장 먼저 현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불연성 재질의 대형 천으로 차량을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화세를 진정시키고 연기 발생을 막는다. 사용이 간편하고 대응 효과가 좋다는 평이 이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질식소화포를 출시하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기업이 바로 (주)라지(대표 박철현)다.


1998년 설립한 라지는 유리섬유 제직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복합소재를 전문 생산하는 기업이다. 소방 분야에 진출한 시기는 2년여 남짓이지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는 잔뼈가 굵다. 


자동차 배기계용 단열재 개발을 시작으로 흡음ㆍ차음재, 강도 보강재 등을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며 성장해왔다. 최근 소방으로 업역을 확대한 이후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부설 연구소 운영… 

연구개발 성과 정부 인증으로 이어져 


질식소화포는 불연성 소재로 만든 대형 천이다. 차량을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화세를 진정시킨다.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와 훈련 성과 등이 알려지면서 최근 3년 사이 소방에서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전기차 화재용 질식소화포는 대부분 실리카(유리섬유, SiO2) 소재다. 내열 성능이 우수한 실리카는 불연재나 용접포 소재 등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인열 강도가 약한 게 흠이다. 이 때문에 경화나 접히는 부위에 힘이 가해지면 갈라짐 등의 현상이 발생한다.


라지 역시 질식소화포 소재로 실리카를 사용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물론 제품 개발 초기에는 실리카의 인열 강도 문제로 타 기업처럼 애로를 겪기도 했다. 


라지는 이 문제의 해법을 원단 제직 기술에서 찾아냈다. 라지가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의 대다수는 부설 연구소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만큼 복합소재 개발에 특화된 곳이다. 이 같은 능력을 십분 발휘해 실리카의 인열 강도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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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가 보유한 기술적 강점은 부설 연구소 말고도 더 있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무엇보다 품질이 고른 양산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라지는 원단 제직은 물론 코팅과 봉제 등 공정에 필요한 설비 모두를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투자와 노력은 곧바로 정부 인증의 성과로 이어졌다. 라지의 질식소화포는 국내 질식소화포 제품 중 최초로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엔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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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소재 기술력 응집된 질식소화포 ‘파이어싹’


‘파이어싹’의 가장 큰 특징은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의 특성까지 모두 고려해 설계했다는 점이다. 

고내열 원단에 특수 코팅을 입혀 최대 1650℃에서도 견딘다. 30회까지 반복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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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지는 질식소화포의 내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SiO2 함량이 96% 이상인 고순도의 실리카만을 원단 소재로 사용한다. 생산 과정에선 자체적으로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 20분~2시간가량 내구성 시험을 진행한다. 

스테인리스(STS) 봉제사를 사용한다는 점도 타사 제품과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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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에 따르면 질식소화포는 양 끝마감 부분과 큰 사이즈 제작을 위해 원단을 이어 붙이는 중간 재봉이 들어간다. 현장에서 불과 열에 직접 닿게 되는 부위다. 

라지 관계자는 “이곳이 손상될 경우 산소가 유입돼 질식소화포 본연의 기능을 잃게 된다”며 “자사가 스테인리스 봉제사를 고집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타사의 경우 아라미드 봉제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라미드사는 내열성이 약 500℃에 불과해 전기차 화재대응 시 손상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라지에 따르면 ‘파이어싹’은 제품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각각 가스 유해성 검사와 내열시험을 거쳤다. 

내열시험은 1400℃ 고열에 20분간 노출 시켰을 때 제품이 용융되지 않아야 한다. 


가스 유해성 검사는 실험용 쥐로 진행한다. 

쥐의 평균 행동 정지 시간이 9분 이상 나와야 통과다. 

‘파이어싹’은 두 번의 시험 결과가 모두 14분 이상이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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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소화포로 전기차 화재를 완전연소하는 게 우리의 최종 목표”


 인터뷰  박철현 대표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최근 우리나라도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화재 우려 역시 커지는 상황인데요. 

전기차 화재대응에 가성비 높은 장비로 질식소화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단순한 화재대응이 아닌 완전히 진압할 수 있는 질식소화포 개발이 최종 목표입니다”


박철현 대표는 2001년 지인의 권유로 뜻하지 않게 라지와 인연을 맺게 됐다. 

사실 그는 대학 졸업 후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에서 서비스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라지에 입사하기 전엔 제조 기업에서 일할 거란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제조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라지 입사 후 처음 3년간은 정말 힘들었죠”


박 대표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으로 충만했다. 

호기심에 깊게 빠지더라도 늘 상식선에서 생각했기에 좋은 버릇이라고 여겼다. 


“스스로 칭찬하는 부분입니다. 라지를 이만큼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입사 후 한동안은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단열재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지?’, ‘더 좋게 만들 순 없을까?’란 호기심으로 시작된 궁금증은 단열재에 대한 전문 서적을 찾게 만들었고 점차 그는 전문가로 성장해 나갔다. 

실제로 이런 노력은 3년이 되는 시점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잖아요. 

거짓말처럼 3년이 지나면서부터 라지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거래처에서 들어오는 주문을 완벽히 소화해냈고 오히려 제품을 거래처에 역으로 제안하기도 했죠”


박 대표가 입사할 당시 라지의 연 매출 수준은 3천만원 가량이었다. 

완성차 업체에서 출고되는 차량도 2~300만대 수준이었다.


“제가 운이 좀 따랐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제조업에 뛰어들었을 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완성차 업체의 차량 출고량이 급격히 늘면서 연 800만대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내부에 장착하는 단열 부품을 생산하는 라지 역시 호재를 맞게 된 셈이죠”


라지는 지난 2021년 전기차 화재대응 장비인 질식소화포를 출시하면서 소방 분야로 업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독자 브랜드 ‘파이어싹’도 론칭했다.


“자동차 업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기차 화재에도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복합소재 기술력이면 정말 좋은 질식소화포를 만들어 현장에 공급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질식소화포 출시 후 라지는 국내외 박람회 등을 비롯해 ‘파이어싹’ 홍보 활동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주는 고객들도 하나둘씩 늘어났다. 최근엔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에서 추진하는 수출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출상담회 등에도 빠지지 않는다. 


“고객이 늘면서 고민거리도 생겼습니다. 

질식소화포가 신규로 도입된 장비다 보니 아직 성능을 확인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제조사 측에서 제공하는 정보만을 믿고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이렇다 보니 시장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라지는 고객들에게 신뢰성 있는 제품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인증한 공인 기관을 찾아다닌 횟수만도 수십 회에 달한다. 

이런 노력으로 행정안전부와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제품 인증을 획득하고 소비자를 위한 생산물책임보험도 가입했지만 박 대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 


“질식소화포는 현장에서 화재에 대응하는 장비로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자칫 문제가 생기면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능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질식소화포 출시로 이제 막 소방 분야에 발을 내디딘 박 대표지만 이 분야에서만큼 꼭 이루고 싶은 두 가지 목표가 있다. 

바로 ‘파이어싹’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파이어싹’을 이용해 전기차 화재를 완전히 연소하는 것. 


“브랜드명이지만 그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조미료 ‘미원’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질식소화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파이어싹’이 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아직 전기차 화재를 완전히 진압할 수 있는 질식소화포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라지가 반드시 개발해 전기차 화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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